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 세 거장이 만나는 자리

jay

전시 거장 미학 예술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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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A 기획전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

전시 거장 미학 예술 전통

한 획의 붓질이 하나의 풍경이 되고, 한 줄의 글씨가 시대를 담는다.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붓끝에서 태어난 선과 면, 글씨를 통해 일정한 미학적 흐름을 공유하는 세 거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S2A에서 열리는 기획전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은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의 작품을 통해 한국 전통 예술과 현대 미학을 잇는 연결고리를 탐구하며,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10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되는 겸재 정선의 ‘연강임술첩(漣江壬戌帖)’을 비롯해 3인의 회화 및 서화 40여 점으로 구성되었으며, 한국 미술사학자이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로 잘 알려진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가 전시 기획에 참여해 깊이를 더했다.

세 거장이 펼치는 필묵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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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세 거장의 예술적 성취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필묵’이라는 공통된 매개를 통해 세 작가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로, 기존의 관념적 산수화에서 벗어나 실경을 바탕으로 한 진경산수화를 확립시켰다. 겸재의 대표작 중 하나로, 10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되는 ‘연강임술첩’은 임술년(1742년) 연천강에서의 뱃놀이를 그린 화첩으로 그림 두 폭과 표지, 발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은 임진강 우화정에서 배를 타는 ‘우화등선(羽化登船)’과 웅연에서 닻을 내리는 ‘웅연계람(熊淵繫纜)’이며, 발문은 그림을 그리게 된 경위를 겸재가 직접 쓴 것이다. 당시 자연경관을 생동감 있게 담아내며 진경산수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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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서풍을 창안하여 독창적인 ‘추사체’를 확립한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는 필획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서예를 하나의 조형예술로 발전시켰다. 이번 전시에서는 추사의 대련(對聯, 쌍폭작품), 횡액(橫額), 시고(詩稿), 간찰(簡札, 편지) 작품들을 시대별, 형식별로 소개한다. 특히 39세(중년), 62세(제주 유배 시절), 71세(과천 시절)에 쓰인 간찰을 통해 추사체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것. 이밖에 추사의 노년 명작 ‘대평고회(大烹高會)’를 비롯해 ‘반야심경(般若心經)’, 난초 그림이 담긴 ‘묵란(墨蘭)과 제발(題跋)’ 등이 출품되어 함께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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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 먹의 번짐이 드러나면서도 선과 면으로 단순화된 구조. 윤형근(尹亨根, 1928-2007)의 작품은 동양적 미학이 가미된 순수 추상미술의 정수를 극대화한다. ‘Burnt Umber’, ‘Umber-Blue’ 등 마치 서예의 필획처럼 절제된 구도로 화면을 채우는 작품들이 전시장에 펼쳐진다. 한편, 추사의 필법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과거 작가의 인터뷰는 이번 전시에서 세 거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전의 개인전이나 단색화 기획전과는 또 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내 붓질의 뿌리는 추사 김정희에 있어요.
추사의 필, 정확하게는 획을 긋는 법에서 배웠다오.”
윤형근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전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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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공간 또한 세 거장의 연결성을 조망하며 각 작품 세계와 분위기를 극대화하도록 구성되었다. 먼저 윤형근의 ‘Umber-Blue’를 중심에 두고 겸재 정선의 ‘수송영지도(壽松靈芝圖)’와 추사 김정희의 대련 ‘대팽고회’가 좌우로 펼쳐진다. 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세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미학적 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개별 전시 공간에서는 세 거장의 예술적 업적에 집중해 감상할 수 있다. 낮은 조도의 공간은 마치 조용한 명상실을 연상시키며 작품의 질감과 색을 섬세하게 경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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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필과 묵이라는 매개를 통해 조형적 유산이 동시대 미술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또한, 필묵이 단순한 기법이 하나의 철학이자 사유의 방식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전은 시대를 초월한 필묵의 미학을 경험하며, 그 깊이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거장 미학 예술 전통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

전시 기간 2025년 2월 4일 – 3월 22일

전시 장소 S2A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325 S-Tower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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