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가 예술을 만났을 때

〈Connect: Art and Design〉, 리네 로제×모로소의 새로운 시선

리네 로제×모로소의 조우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구 브랜드 리네 로제(Ligne Roset)와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모로소(Moroso)가 현대미술과 조우했다. 현재 앤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 〈Connect: Art and Design〉는 가구 디자인과 순수 미술 사이의 경계를 흐리며, 예술적 감성과 실용성이 공존하는 공간을 제안한다. 전시는 오는 4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가구 디자인을 기반으로, 회화와 조각 등 현대 미술 작품들과의 조화를 통해 공간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다. 작품은 단순히 진열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오브제와 나란히 놓이며 미묘한 긴장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전광영, 구자승, 신한철, 윤종석, 홍정우, 서희수, 백요섭, 오유경, 김홍식, 장 보고시안(Jean Boghossian), 바하티 시모엔스(Bahati Simoens) 등 국내외 작가 11인의 작품 약 30여 점이 전시에 깊이를 더한다.

리네 로제의 가구, 감각과 기능을 품다

1860년 설립 이후 감성적 디자인과 정교한 기술로 명성을 쌓아온 리네 로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성과 실용성의 경계를 넓혀왔다. 브랜드의 공동 CEO 미셸 로제(Michel Roset)는 “가구는 단순한 나무나 폼의 조합이 아닌, 예술적 경험의 한 형태”라고 설명한다.

전시장에서는 에르완 & 로난 부훌렉 형제(Erwan & Ronan Bouroullec)가 디자인한 ‘쁠룸 소파(Ploum Sofa)’를 비롯해, 브랜드의 아이코닉 제품인 미셸 듀카로이(Michel Ducaroy)의 ‘토고 소파(Togo Sofa)’도 전시된다. 유연한 커버링과 부드러운 폼이 특징인 쁠룸은 다양한 자세를 포용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40년 넘게 사랑받아온 토고는 클래식한 실루엣과 인체공학적 기능성으로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모로소의 디자인 언어, 관계에서 시작된 예술

‘오뜨 꾸뛰르 가구’로 불리는 모로소(Moroso)는 1952년 설립 이후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트리치아 모로소(Patrizia Moroso)는 “디자인은 관계를 통해 삶의 다양한 층위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트리치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의 ‘고간 소파(Gogan Sofa)’와 ‘안티보디 체어(Antibodi Chair)’가 대표작으로 소개된다. 일본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고간 소파는 부드러운 곡선과 유기적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 안티보디 체어는 꽃잎 같은 패턴과 금속-패브릭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시각적 긴장감을 자아내며, 기능성과 예술적 감각을 동시에 담아냈다.

 

디자인과 예술, 일상과 감성 사이의 다리

〈Connect: Art and Design〉은 디자인과 미술이라는 각기 다른 영역이 한 공간에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전시다. 예술은 철학과 감정을 시각화하는 매개체이고, 디자인은 삶 속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 창의성이다. 하지만 두 분야는 모두 동시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접점을 탐색한다. **리네 로제와 모로소의 오브제**, 그리고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복합적이고 감각적인 풍경 속에서, 관람자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 너머에 존재하는 새로운 미감을 경험하게 된다.

일상의 오브제가 예술이 될 수 있는 순간, 그리고 예술이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는 장면이 궁금하다면 이 전시는 충분히 매력적인 목적지가 될 것이다.

 

전시 정보

전시명: Connect: Art and Design
장소: 앤갤러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로 95)
기간: 2025년 3월 6일 – 4월 19일
운영 시간: 화요일 – 토요일 / 오전 10시 – 오후 6시
참여 브랜드: 리네 로제(Ligne Roset), 모로소(Moroso)
참여 작가: 전광영, 구자승, 신한철, 윤종석, 홍정우, 서희수, 백요섭, 오유경, 김홍식, 장 보고시안, 바하티 시모엔스

 

더 많은 가구와 예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앤갤러리에서 직접 경험해보자. 감성과 디자인이 맞닿은 그 지점에서 새로운 시선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