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오 비탈레의 첫 베르사체: 근본으로 돌아간 대담한 혁신

도나텔라 베르사체(Donatella Versace)가 28년간 지켜온 수석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난 후,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다리오 비탈레(Dario Vitale)의 베르사체 첫 컬렉션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이번 26 봄/여름 컬렉션은 하우스의 뿌리인 지아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 시절의 대담한 에너지를 현대적인 언어로 완벽하게 재해석하며 ‘뉴 베르사체’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신성함과 관능의 공존: 피나코테카 암브로시아나

쇼가 열린 밀라노의 피나코테카 암브로시아나(Pinacoteca Ambrosiana)는 역사적인 걸작들이 숨 쉬는 공간이자 과거의 사적 거주지였습니다. 비탈레는 이 신성한 장소에서 베르사체 특유의 억제되지 않은 자유로움과 촉각적인 쾌락, 그리고 거친 관능미를 대조적으로 풀어내며 극적인 긴장감을 선사했습니다.

아카이브의 현대적 재구성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복고풍의 재현이 아닙니다. 지아니 베르사체의 편지, 사진, 예술 작품 등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옷과 태도, 감각을 새롭게 연결했습니다.

하이 앤 로우의 조화

전형적인 이탈리아적 우아함 속에 대담한 충동이 공존합니다. 네글리제, 데님, 가죽, 화려한 프린트 셔츠 등 시그니처 아이템들이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특히 블루종 위에 니트와 셔츠를 겹쳐 입는 레이어링이나 패치 가죽, 금속 장식, 정교한 비딩 등은 고전미와 스트리트 감성을 결합하여 세련된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살아 숨 쉬는 실루엣

비탈레의 옷은 마네킹이 아닌 실제 몸을 위해 디자인되었습니다. 옷감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며, 억제되지 않은 실루엣과 드레이프는 자유로운 삶의 태도를 대변합니다. 남성 룩에서는 과감하게 드러난 상체와 질감 있는 소재의 대비를 통해 강렬한 관능미를 표현했습니다.

퇴폐적인 톤의 프린트와 화려한 디테일은 베르사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다리오 비탈레만의 젊고 현실적인 감각을 더해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