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디자인 해외 진출기
플로
영국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공간 ‘아우터넷 런던(Outernet London)’의 나우 빌딩(Now Building)에서 첫선을 보인 공공 미디어 아트 작품이다. 거대한 캐릭터들이 춤을 추며 서양 미술 사조의 변천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르네상스의 이상적 균형, 바로크의 화려함, 신고전주의의 엄숙한 분위기 등 각 사조의 특징을 섬세하게 재해석하여, 관람객들이 세상과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작품이다.
파트너사와의 협업 계기
디스트릭트는 2020년 〈웨이브(Wave)〉를 선보인 후 지속적으로 공공 미디어 아트 작품을 제작하며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아우터넷 런던 측이 〈웨이브〉에 큰 관심을 보이며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비록 기술적 이슈로 인해 직접적인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아우터넷 런던의 독창적인 공간을 고려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협업이 성사되었다.
협업 과정과 커뮤니케이션 방식
우리는 별도의 협력사 없이 파트너사와 직접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덕분에 빠르고 효율적인 협업이 가능했다. 아우터넷 런던은 업무별로 체계적인 팀을 구성하고 있었고, 사전 자료도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 원활한 진행이 이루어졌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콘텐츠의 방향성과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분히 논의했고,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서는 우리가 작업을 주도하며 핵심 사항을 아우터넷 런던과 공유하며 협업했다.
프로젝트 진행 중 겪은 어려움과 해결 방법
나우 빌딩은 26K 초고해상도와 높은 프레임 레이트를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미디어 스펙을 자랑하는 공간이다.
이처럼 높은 기술적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초고해상도 제작 과정에서 렌더링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정 부담도 상당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크린의 해상도, 크기, 구조, 관람객의 시야 동선을 면밀히 분석하며 최적의 제작 방안을 찾았다.
국내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지만, 해외에서 가능했던 디자인적 요소
아우터넷 런던의 비정형적인 4층 높이의 육면체 구조는 바닥을 제외한 모든 면이 고해상도 LED 스크린으로 이루어져 있어 몰입감이 극대화된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설계했다.
특히, 거인의 움직임을 활용한 아나모픽 기법을 도입하여 바닥에서 시작해 천장을 뚫고 자라나는 거인 캐릭터를 연출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자 했다.
또한, 나우 빌딩에서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공연 형식의 콘텐츠를 적용하여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프로젝트 성과와 확장 가능성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7분 이상의 공연형 콘텐츠를 제작하여 새로운 형태의 공공 미디어 아트를 실험할 수 있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덕분에 원래 2024년 6월까지 예정되었던 상영 기간이 12월 말까지 연장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2023년에는 문화역서울284에서 전시 콘텐츠로 확장했으며, 올해 2월 26일부터는 CGV 스크린X관에서도 상영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디어 아트 콘텐츠가 문화 공간, 전시, 영화관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한국 디자인 스튜디오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
한국 디자이너들은 탁월한 기술력, 창의성, 그리고 최신 트렌드에 대한 민감한 감각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해외 기업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며 한국 디자인 스튜디오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해외 클라이언트들은 혁신적인 결과물을 원하면서도 예측 가능성을 중요시한다.
새로운 시도를 반기면서도 안정성을 원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실현 가능성을 조화롭게 균형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클라이언트가 신뢰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기획과 체계적인 실행 계획을 갖추는 것이 해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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