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년간 로에베를 이끌며 브랜드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 그의 마지막 여정이 담긴 로에베 2025 가을 겨울 캠페인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것을 넘어, 앤더슨이 로에베에 남긴 예술과 공예에 대한 깊은 애정과 철학을 집대성한, 하나의 회고전과도 같습니다.
알베르스 재단과의 협업: 예술과 패션의 만남
이번 컬렉션의 핵심 영감은 20세기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 부부, 요제프 알베르스와 아니 알베르스 재단과의 협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컬렉션 전반에 걸쳐 이들의 예술 세계가 고스란히 투영되었습니다.
요제프 알베르스의 색채: 그의 대표작 <정사각형에 바치는 경의>의 기하학적 색면 구성은 로에베의 아이코닉한 퍼즐 백, 아마조나 백, 플라멩코 클러치 등에 반영되어 조형적인 미학을 선사합니다.
아니 알베르스의 직조: 실을 주재료로 사용했던 아니 알베르스의 회화적 직조 기법은 코트와 드레스의 독특한 표면 질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특히 여러 가닥의 구슬 장식을 엮어 만든 스트랩리스 드레스는 공예와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예술 작품을 방불케 합니다.
캠페인: 인물과 컬렉션의 융화

포토그래퍼 아르노 라주니가 포착한 캠페인 이미지는 인물과 컬렉션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순간을 담아냈습니다. 로에베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배우 양쯔밍(쟝치밍)을 비롯해 레슬리 맨빌, 펠릭스 카머러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앤더슨의 마지막 컬렉션을 소화하며 강렬하면서도 직관적인 이미지를 완성했습니다.
조나단 앤더슨의 유산, 그리고 로에베의 다음 챕터

2013년 로에베에 합류한 조나단 앤더슨은 지난 10여 년간 특유의 위트와 예술적 감각으로 브랜드를 가장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인 위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번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그의 여정을 돌아보는 ‘아이디어 스크랩북’과도 같습니다. 런웨이 쇼 대신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공개된 이번 컬렉션은 문서 파쇄기에서 나온 듯한 레더 재킷, 과장된 볼륨감의 니트 등 그가 로에베에서 선보였던 시그니처 스타일을 총망라하며 그의 깊은 업적을 회고합니다.
로에베에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조나단 앤더슨. 그의 다음 행보에 전 세계 패션계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로에베 역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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