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 신세계백화점 본점 옆에 문을 연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한국 전통 공예의 가치를 현재의 삶으로 끌어오는 섬세한 큐레이션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보자기를 주제로 한 개관전 〈담아 이르다〉에 이어, 이번에는 선조들의 여름 나기 지혜를 담은 두 번째 전시 〈여름이 깃든 자리〉를 7월 3일부터 9월 16일까지 선보입니다.
가장 선비다운 피서법, ‘계회(契會)’에서 영감을 얻다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계회’입니다. 계회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연에 모여 시와 학문을 나누고 풍류를 즐기던 사교 모임입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 그들은 계곡에 발을 담그고(탁족), 마음 맞는 이들과 교류하며 더위를 이겨냈습니다. 하우스오브신세계는 이 지혜로운 여름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시장을 하나의 ‘계회’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조선시대 계회도 중 하나인 「독서당계회도」를 통해 당시의 풍경을 엿보고, 자연과 교감하며 여름을 즐기던 선조들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재료, 장인의 손길: 여름을 짓는 공예품
전시장에는 대나무, 완초, 한지 등 여름을 닮은 자연 재료로 만든 공예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전시품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앉고 만지며 계회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 한창균 작가의 ‘우물 벤치’: 대나무 올의 시원한 촉감이 느껴지는 원형 벤치는, 마을 우물가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던 정겨운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 이종국 작가의 ‘나뭇잎 부채’: 작가가 직접 뜬 한지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바람을 효과적으로 모으고, 그 위에 풍경화를 더해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했습니다.
보고, 듣고, 만드는 다채로운 경험
〈여름이 깃든 자리〉는 눈으로만 보는 전시가 아닙니다. 최공호 교수가 들려주는 ‘계회’와 ‘탁족’ 이야기 강연, 이종국·한창균 작가와 함께하는 부채·대나무 둥지 만들기 워크숍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우리 여름 문화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신세계백화점 앱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던 문화를 현재로 불러와 그 안에 담긴 지혜와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 무더운 여름, 이곳에서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 잠시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어떤 곳인가요?
A. 신세계백화점 본점 옆 옛 조선저축은행 건물에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입니다. 한국의 전통 공예와 문화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전시, 워크숍, 기프트 숍 등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Q. ‘계회(契會)’란 무엇인가요?
A. 조선시대 선비들의 사교 모임을 뜻합니다. 자연 속에서 시와 그림, 학문을 나누며 친목을 다지고 더위를 피하던 지혜로운 여름 나기 문화 중 하나입니다.
Q. 전시 관람 외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한국 여름 문화에 대한 전문가 강연과, 전시에 참여한 공예 작가와 함께 부채나 대나무 소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자세한 일정과 신청은 신세계백화점 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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