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코르뷔지에 이상 도시 속 지속 가능한 미래 주택을 만나다

프랑스 피르미니의 생 피에르 성당에서 열리는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Matali Crasset)의 전시 ‘우리의 진흙 발(Nos pieds d’argile)’이 내년 1월 11일까지 계속된다. 본 전시는 생테티엔 국제 디자인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설계한 이상적인 도시 구조물 속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르코르뷔지에의 이상적 도시, ‘피르미니 르코르뷔지에 건축 집합체’

1950년대 산업 도시였던 피르미니는 당시 탄광 노동자들을 위한 주거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르코르뷔지에에게 도시 설계를 의뢰했다. 그는 주거, 교육, 체육, 문화, 종교를 통합한 복합 공간을 설계했으며, 특히 초등학교가 입주한 아파트는 오늘날에도 혁신적 사례로 회자된다.

성당을 넘어선 공간, 생 피에르 성당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생 피에르 성당(Église Saint-Pierre)은 그가 사망한 뒤 30년 넘게 중단되었던 공사가 2006년에야 완공되었다. 현재 이곳은 전시회와 음악회를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며, 마탈리 크라세의 실험적인 디자인 전시가 열리는 무대가 되었다.

마탈리 크라세: 디자인과 삶을 연결하는 행복한 디자이너

프랑스 ENSCI를 졸업한 마탈리 크라세는 자신을 ‘행복한 디자이너(Design + heureuse)’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프로젝트마다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며, 철학·인류학·사회학적 관점에서 디자인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그녀의 작품은 뉴욕 MoMA, 파리 퐁피두 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시 ‘우리의 진흙 발’: 지속 가능한 주거를 위한 3단계 설계

1. 기존 기반 고치기: 공동체적 삶과 민주적 토론을 상징하는 목재 돔 구조물이 설치되었다. 이는 과거 공동 빨래터에서 영감을 받았다.
2. 자연과의 친화: 전염병 시기 자연과 재회하며 수집된 동식물 도감을 바탕으로 자연 생태계를 재인식하는 오두막 형태 구조물이다.
3. 미래 기반 재설계: 폐기물 순환, 태양광 활용, 자원 분리 수거 등 구체적 친환경 요소가 통합된 미래형 주택을 제시한다.

본 전시는 단순한 디자인 전시를 넘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주거 방식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며, 우리가 실생활 속에서 어떤 지속 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