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이 또 한 번의 진화를 선보입니다. 노출 콘크리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와 현대 조각의 거장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두 거장이 만나 탄생시킨 새로운 명상적 공간, ‘그라운드(GROUND)’가 6월 20일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안토니 곰리 상설관이기도 한 이곳은, 건축과 조각, 그리고 자연이 관람객의 경험을 통해 하나가 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동굴에서 영감 받은 공간, ‘그라운드’
뮤지엄 산 초입의 플라워 가든 아래, 마치 고대의 석굴처럼 숨겨진 ‘그라운드’는 안도 다다오가 안토니 곰리의 “내 작품을 감싸는 동굴 같은 공간”이라는 요청에 화답하여 설계한 공간입니다. 직경 25m, 높이 7.2m의 거대한 원형 돔 형태의 내부는 인공조명 없이 천장의 작은 원형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에만 의지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녹슨 철제 블록으로 만들어진 곰리의 인체 조각 ‘Block Works’ 7점 위에 시간의 흐름을 새깁니다. 이는 로마의 판테온을 연상시키면서도, 자연과 인공,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독특한 명상의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라운드’를 온전히 누리는 두 가지 방법
- 소리의 울림을 느낄 것: 돔 구조의 특성상, 이곳에서는 작은 발소리나 속삭임도 공간 전체를 채우는 큰 울림으로 증폭됩니다. 안토니 곰리는 이 예상치 못한 음향 효과가 공간에 생동감을 더하고, 관람객이 자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합니다.
- 한발 물러서서 관망할 것: 본격적으로 공간에 들어서기 전,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옵저베이션 룸’에 잠시 머물러 보세요. 조각 사이를 거니는 다른 관람객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공간과 나,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사유하는 것. 이것이 두 거장이 제안하는 ‘그라운드’의 핵심적인 감상법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DRAWING ON SPACE〉
‘그라운드’ 개관과 함께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에서는 11월 30일까지 안토니 곰리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DRAWING ON SPACE〉가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조각, 드로잉, 대형 설치 작품 등 총 48점을 통해 공간과 신체의 관계를 탐구해 온 그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합니다.
특히 청조갤러리 3관을 가득 채운 공간 설치 작업 ‘Orbit Field II’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37개의 스틸 원형 구조물 사이를 관람객이 직접 허리를 숙이고 몸을 기울이며 통과해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이 작품은, 관람자의 신체적 경험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며 공간에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예술과 건축이 주는 깊은 울림을 느끼고 싶다면, 올가을 뮤지엄 산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안도 다다오와 안토니 곰리가 빚어낸 이 특별한 공간은,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되찾는’ 귀한 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그라운드’와 안토니 곰리 개인전은 언제까지 볼 수 있나요?
A. ‘그라운드’는 상설관이며, 개인전 〈DRAWING ON SPACE〉는 2025년 11월 30일까지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Q. ‘그라운드’는 어떤 티켓으로 관람할 수 있나요?
A. ‘그라운드’는 명상관, 제임스터렐관과 같이 별도의 입장권이 필요한 공간입니다. 기본 입장권 외에 ‘그라운드권’을 추가로 구매해야 합니다. 개인전은 기본 입장권으로 관람 가능합니다.
Q. 안도 다다오와 안토니 곰리는 어떤 인물인가요?
A.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와 빛을 활용한 건축으로 유명한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이며, 뮤지엄 산 전체를 설계했습니다. 안토니 곰리는 자신의 신체를 본뜬 조각을 통해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영국 현대 조각의 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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