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그림자: 포르투갈 대표팀, ‘호날두 의존증’의 딜레마

40세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03년 A매치 데뷔 이후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20골 이상을 기록하며 포르투갈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어온 그는 의심할 여지 없는 축구 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하지만 한 명의 선수가 이토록 오랜 기간 팀의 득점 역사를 독점해 온 사실은, 역설적으로 호날두 포르투갈 대표팀이 가진 구조적인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위대한 기록 뒤에 숨겨진 구조적 문제

포르투갈에는 디오구 조타, 주앙 펠릭스, 하파엘 레앙, 브루누 페르난데스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활약하는 재능 있는 공격 자원들이 즐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득점은 여전히 호날두의 발끝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다른 선수들의 개인 기량 문제를 넘어, 대표팀의 전술과 선수 육성 철학 전반이 ‘호날두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호날두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가?

가장 큰 우려는 호날두가 대표팀을 떠난 이후의 ‘공백’입니다. 리더십, 득점력, 경험 등 모든 면에서 팀의 절대적인 존재인 호날두지만, 영원한 선수는 없습니다. 최근 대표팀 동료인 주앙 칸셀루는 “대표팀은 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팀의 전술은 여전히 호날두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역시 호날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의 출전을 보장하고 있지만[219], 이는 새로운 공격 옵션을 발굴하고 다양한 전술을 시험할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호날두 없는 플랜 B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준비가 없다면, 그의 위대한 기록은 포르투갈 축구의 미래에 오히려 슬픈 유산으로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