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깊이 파고드는 드립 커피의 향이 그리운 계절, 음악의 도시 비엔나로 떠납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비엔나 커피하우스에 닿는 일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향기로 가득 찬 타임머신을 타는 것과 같습니다. 바흐의 ‘커피 칸타타’가 작곡되던 1730년대부터 유럽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커피하우스는 늘 예술가들의 놀이터이자 사교의 장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비엔나 커피하우스는 음악가들에 의해 뿌리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술가들의 사랑방, 카페 첸트랄 ([translate:Café Central])
1868년 처음 문을 연 카페 첸트랄은 화려한 바로크풍 건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높은 천장, 코린트 양식의 기둥, 오래된 그림과 이국적인 샹들리에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입구에서는 이곳의 단골이었던 보헤미안 문인 페터 알텐베르크의 밀랍 인형이 여전히 손님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화가 클림트가 연인과 자주 찾았고, 말러, 쇤베르크 같은 음악가, 건축가 바그너와 로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도 단골이었던 진정한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동료 문인은 카페 한복판에서도 자연을 보았던 알텐베르크를 묘사하며, 당시 예술가들에게 커피하우스가 어떤 의미였는지 보여줍니다. “고독의 자오선”이라 불렸던 이곳에서, 오스만 투르크가 남긴 원두에서 시작되었다는 의미의 ‘오트만의 음료’를 마시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소통의 광장, 카페 란트만 ([translate:Café Landtmann])
비엔나 시청 건너편, 1873년부터 커피를 내리기 시작한 카페 란트만은 또 다른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이곳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의 단골 카페로 유명합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프로이트는 이곳에서 자신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 즉 문화,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자신의 이론을 다듬어 갔다고 합니다.
카페 란트만은 프로이트의 생각을 전파하는 이상적인 광장이자,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이론을 완성시킨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비엔나 커피의 원조 격인 아인슈페너([translate:Einspänner])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크림이 살짝 녹기를 기다렸다가 커피와 함께 음미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카페마다 조금씩 다른 아인슈페너를 비교하며 마시는 것도 비엔나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비엔나, 커피하우스를 넘어
비엔나의 매력은 커피하우스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벨베데레 궁전과 레오폴드 미술관에서는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완벽한 컬렉션을 만날 수 있고, 재래시장인 나슈마르크트([translate:Naschmarkt])에서는 활기찬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해 질 녘, 포도밭이 펼쳐진 그린칭 지역의 전망대 카페에서 비엔나 시내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고민이 있으면 카페로 가자”고 했던 알텐베르크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비엔나 3대 카페’는 어디인가요?
A. 일반적으로 ‘카페 첸트랄’, ‘카페 자허([translate:Café Sacher])’, ‘카페 데멜([translate:Café Demel])’을 비엔나 3대 카페로 꼽습니다. ‘카페 란트만’과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배경이 된 ‘카페 슈페를([translate:Café Sperl])’ 역시 이에 버금가는 역사와 명성을 자랑합니다.
Q. ‘아인슈페너’와 비엔나 커피는 같은 건가요?
A. 네, ‘아인슈페너’가 우리가 흔히 ‘비엔나 커피’라고 부르는 커피의 정식 명칭입니다. 과거 마부들이 마차에서 내리기 힘들어 한 손으로 고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커피가 식지 않도록 크림을 듬뿍 올려 마셨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아인슈페너’는 ‘한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라는 뜻의 독일어입니다.
Q. 카페 첸트랄 방문 시 팁이 있나요?
A. 항상 대기 줄이 길기 때문에 비교적 한가한 오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는 피아노 라이브 연주가 열려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케이크는 테이크아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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