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마력 ‘하이퍼카 킬러’의 등장: 콜벳 ZR1X, 911 가격으로 부가티를 위협하다

쉐보레가 하이퍼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 콜벳 ZR1X를 공개했습니다. 오랫동안 ‘조라’라는 이름으로 소문만 무성했던 이 모델은, 페라리 F80을 능가하는 1,250마력의 시스템 총 출력과 부가티 시론에 필적하는 가속력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성능을 포르쉐 911 GTS 수준의 가격으로 구현했다는 점입니다. ‘가성비 하이퍼카’라는 전례 없는 카테고리를 개척한 ZR1X의 모든 것을 파헤쳐 봅니다.

 

 

‘주방 싱크대’에서 태어난 괴물

 

ZR1X는 전설적인 콜벳 엔지니어 ‘조라 아커스-던토프’의 이름을 따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다소 평범한 이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는 이 차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ZR1X는 파가니처럼 전용 탄소섬유 모노코크로 설계된 순수 하이퍼카가 아니라, 기존 콜벳 ZR1의 플랫폼과 E-레이의 하이브리드 기술 등 ‘있는 자원을 모두 쏟아부어’ 만든 모델입니다. 개발팀 내부에서 ‘주방 싱크대’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ZR1X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이러한 접근 덕분에 미국 시장 기준 20만 달러(약 2억 7천만 원) 이하라는, 성능 대비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포르쉐 911 GTS 가격으로 맥라렌 W1급 출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1,250마력의 비밀: LT7 트윈터보 V8과 eAWD의 결합

 

ZR1X의 심장은 두 개입니다. 후륜은 콜벳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내연기관인 LT7 5.5리터 DOHC 트윈터보 V8 엔진이 담당합니다. 이 엔진 하나만으로 1,064마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뿜어냅니다. 그리고 전륜은 E-레이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186마력의 전기 모터가 구동합니다. 이 두 개의 동력원은 기계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전자적으로 제어되는 분리형 하이브리드 AWD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 시스템 총 출력: 1,250마력
• 시스템 총 토크: 약 1,320Nm
• 0-60mph (약 96km/h): 2초 미만
• 쿼터마일 (약 400m): 9초 이내 (부가티 시론과 유사)

트랙을 지배하는 기술들

 

ZR1X는 단순히 직선 주행만 빠른 차가 아닙니다. 트랙 주행을 위해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었습니다.

• 다양한 주행 모드: 장거리 트랙 주행에 적합한 ‘인듀어런스 모드’, 단 한 랩을 위한 최대 출력을 뿜어내는 ‘퀄리파잉 모드’, 그리고 순간적인 추월 가속을 위한 ‘푸시-투-패스’ 기능이 탑재되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성능을 제공합니다.
• 강력한 제동 시스템: 영국의 알콘사와 협력하여 개발한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륜 10피스톤, 후륜 6피스톤 캘리퍼와 420mm의 거대한 디스크로 구성되어, 290km/h의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보장합니다.
• ZTK 트랙 패키지: 대형 리어 윙, 프런트 다이브 플레인 등 극단적인 에어로 파츠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R 타이어가 포함된 ZTK 패키지를 통해 고속 안정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진정한 하이퍼카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1,800kg이 넘는 공차중량과 기존 플랫폼 활용이라는 점에서 ZR1X를 페라리 F50과 같은 전통적인 하이퍼카와 동일 선상에 놓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성능 수치만으로 본다면 이미 하이퍼카의 영역에 들어섰으며, 무엇보다 ‘가성비’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충분합니다. 디자인, 성능, 그리고 가격까지. 콜벳 ZR1X는 플래그십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며 슈퍼카 시장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